얼굴이 말이 아니다. 피곤해서. 하루 이틀 피곤한건 아니지만 이번 것도 그렇게 피곤했다. 낮에 드디어 영화제 마감치고 수원화성에 관한 작곡 멘토링도 했다. 이제사 시간이 남아 스타벅스에 있다. 갈 곳도 없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이런 달리다 멈춘 기분. 그냥 있는 이 곳. 그냥은 참 좋은 말이다. 그냥 있고 그냥 먹고 그냥 그냥하고 그냥 보고 싶고 그냥 산다. 그냥 스타벅스. 멈춘 길에 후배를 만나려고 전화 했더니 코로나라고 한다. 젠장. ㅋ
디자인들이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그냥 내가 스케치해서 공임 주고 맡기려고한다. 랙장이 뭐 다 같은 랙장이지. 저 모양은 아니고 … 그냥 찾아본 그림. 여튼 목공소 후 을지로에 용접 맡겨야지. 근데 요새 이걸 할 때인지 물아보면 ”아니요“ 다. 그냥 한다. 뭐라도 분위기 쇄신을 하려.
제주에서 곡 작업하면 더 좋지 않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. 뭐 딱히 부정은 못하겠다. 그래도 그 압박을 가지고 일을 하는 건 바깥 풍경과 아주 이질적이라 때론 더 고통스럽기도 하다. 금요일에서 토요일 넘어 온 이 시간. 난 혼자 베이스 기타를 녹음 중이다. 영화 마감은 얼마 안 남았고 나의 부족함은 나를 너무 괴롭힌다. 힘들고 외로운 직업. 가만히만 있으면 하루에 15시간은 말을 할 필요가 별로 없다. 제주에서도.